둘째가 태어나고 나서 첫째가 갑자기 달라졌나요? 배변을 다 뗐는데 다시 옷에 실수하고, 젖병을 달라고 하고, 아기처럼 말하기도 해요. 부모 마음은 복잡해져요. 동생이 생긴 게 그렇게 힘들었나 싶어 미안하고, 둘을 어떻게 키우나 막막해지죠.
이 글은 미국소아과학회(AAP)가 부모용 사이트 HealthyChildren.org에 올린 안내문 네 편과, 미시간대 Brenda Volling 교수 연구팀의 형제 출생 연구 두 편을 직접 읽고 정리했어요. 무엇이 흔한 반응인지, 부모가 해 볼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언제 소아청소년과에 물어야 하는지를 나눠 적었어요.

연구로 본 첫째의 변화, 아이마다 차이가 커요
동생이 생기면 첫째가 반드시 크게 흔들린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연구 결과는 조금 달라요.
Volling 교수는 2012년 학술지 Psychological Bulletin에 형제 출생 뒤 첫째의 적응을 다룬 연구 30건을 모아 검토했어요. 결론은 이래요.
- 동생 출생을 대부분의 아이가 겪는 발달 위기로 보는 시각은 근거가 부족했어요.
- 비교적 일관되게 보인 변화는 엄마를 향한 애정 표현과 반응이 줄어드는 것이었어요.
- 수면 문제, 불안, 공격성, 퇴행은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렸어요.
- 아이마다 차이가 컸어요. 흔들리는 아이, 오히려 한 단계 자라는 아이, 눈에 띄는 변화가 없는 아이가 모두 있었어요.
일본 가정 47곳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출생 6개월 뒤 엄마와 첫째 사이의 상호작용에 변화가 거의 없는 집단이 46.8%로 가장 컸어요. 이 수치도 같은 검토 논문의 표에 실려 있어요.
같은 연구팀은 둘째 임신 후기부터 출생 12개월 뒤까지 미국 241가족을 따라갔어요. 이 가운데 230가족 자료로 첫째의 애착을 살핀 2021년 논문 결과는 이래요.
- 엄마와 아빠 모두에게 안정 애착이면서 약간만 낮아진 아이가 68.3%로 가장 많았어요.
- 두 부모 모두에게 애착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 아이는 12.6%였어요.
- 두 부모 모두에게 불안정한 채 변화가 없던 아이가 10%였어요.
- 두 부모 모두에게 약간 올라간 아이가 9.1%였어요.
같은 논문은 두 부모 모두와 안정 애착인 집의 첫째가 한쪽 부모와만 안정 애착인 집보다 외현화 문제 행동이 적었다고 보고했어요. 외현화 문제 행동은 짜증, 공격, 반항처럼 밖으로 드러나는 행동을 말해요. 엄마 한 사람이 모든 걸 떠안기보다 아빠나 다른 양육자가 첫째와 따로 관계를 쌓는 게 의미가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어요.
퇴행 행동 5가지 신호
퇴행은 이미 할 줄 알던 것을 잠시 못 하게 되거나, 더 어린 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말해요. AAP는 동생이 태어난 뒤의 퇴행을 정상으로 봐요. 첫째가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 그대로인지 확인하려는 방법이라는 설명이에요. AAP 배변 퇴행 안내문은 삶이 버겁게 느껴질 때 아이가 정서적 필요를 채우는 건강한 방식일 수도 있다고 덧붙여요.
신호 1, 배변 실수와 밤 오줌
배변을 뗀 아이가 다시 옷에 실수하는 일이에요. AAP는 엄마의 임신이나 동생 출생을 배변 퇴행의 흔한 원인으로 꼽아요. Volling 검토에 실린 한 연구에서는 만 40개월보다 어린 첫째가 더 큰 첫째보다 낮 배변 실수와 밤 오줌이 많았어요.
AAP는 먼저 소아청소년과 진찰로 신체 원인을 확인하라고 해요. 요로감염, 변비, 배변 통증 같은 이유로도 퇴행이 올 수 있어서예요.
신호 2, 젖병·공갈젖꼭지를 다시 찾기
AAP 새 아기 안내문은 배변을 뗀 아이의 실수와 함께 젖병을 찾는 행동을 대표적인 퇴행 예로 들어요. 앞의 연구에서도 만 40개월보다 어린 첫째가 공갈젖꼭지나 젖병을 더 많이 썼어요.
신호 3, 아기 말투
Volling 검토에 실린 다른 연구에서는 만 2~5세 첫째 가운데 나이가 더 많은 아이가 출생 1개월 무렵 아기 말투를 더 썼어요. 말을 잘하던 아이가 갑자기 혀 짧은 소리를 내도 드문 일은 아니에요.
신호 4, 짜증·징징거림·거친 행동
한 연구에서는 엄마들이 출생 1개월 뒤 첫째가 더 징징거린다고 답했어요. 엄마가 출산하러 입원한 동안 첫째의 공격성과 짜증이 늘었다가, 엄마가 집에 돌아온 뒤 줄었다는 소규모 연구도 있어요. 다만 앞서 봤듯 공격성은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려요.
신호 5, 엄마와의 거리 변화와 잠 문제
검토 논문에서 가장 일관되게 나온 변화가 엄마를 향한 애정 표현과 반응이 줄어드는 것이었어요. 반대로 엄마 곁에 더 붙어 있으려는 아이도 있어요. 수면 문제도 흔히 걱정하는 부분이지만,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려 얼마나 흔한지 한 숫자로 말하기는 어려워요.
부모 대응 7원칙
아래 일곱 가지는 AAP 안내문 네 편에 나온 권고를 묶은 거예요. 효과를 숫자로 약속하는 내용은 아니에요.
원칙 1, 퇴행을 다그치지 말고 관심으로 받아 주기
AAP는 나이에 맞게 행동하라고 말하는 대신 아이가 필요한 관심을 받게 하라고 해요. 다 큰 아이처럼 행동할 때는 칭찬해 주세요. 배변 퇴행이라면 아이가 달라진 걸 알아챘다고 부드럽게 말하고, 왜 그런지 물어보라고 안내해요. 걸음마기 아이는 말을 잘해도 자기 마음을 설명하기 어려울 때가 많거든요.
원칙 2, 첫째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 만들기
AAP는 첫째를 위한 특별한 시간을 따로 떼어 두라고 해요. 책 읽기, 놀이, 음악 듣기, 그냥 이야기하기 모두 괜찮아요. 만 5세 이상 아이에게도 매일 조금이라도 단둘이 있는 시간을 내라고 권해요. 형제 관계 안내문은 잠자리 대화나 강아지 산책처럼 일상 속에 끼워 넣는 방법을 예로 들어요. 몇 분을 해야 한다는 기준은 AAP 문서에 없어요. 매일 할 수 있는 길이로 정하세요.
원칙 3, 준비는 나이에 맞게
만 1~2세에게는 신생아와 형제를 다룬 그림책을 같이 읽어 주세요. 형, 누나, 아기 같은 말에 익숙해져요. 만 2~4세에게는 첫째의 아기 때 사진을 보여 주고, 인형을 주어 자기 아기를 돌보게 해 보라고 AAP는 권해요. 아기가 귀엽기도 하지만 울고 부모 시간을 많이 가져간다는 사실도 솔직히 알려 주세요. 동생이 태어나도 지금처럼 사랑한다는 말도 함께요. 병원에서 형제 교실을 연다면 참여해 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원칙 4, 큰 변화는 출산 전에 끝내거나 뒤로 미루기
AAP는 배변 훈련이나 아기 침대에서 일반 침대로 옮기는 일을 동생이 오기 전에 끝내라고 해요. 그게 어렵다면 아기가 집에 자리 잡은 뒤로 미루라고 해요. 동생이 생기는 변화에 새로 배울 일까지 겹치면 아이가 버거워할 수 있어서예요. 입원 기간에 대해서도 미리 설명해 두세요. 의사가 괜찮다고 할 때까지 병원에 있다가 동생과 함께 돌아온다고요.
원칙 5, 돕고 싶은 마음은 초대하되 강요하지 않기
AAP는 첫째가 소외되지 않고 함께한다고 느끼도록 도울 기회를 주라고 해요. 이게 형제 사이 유대를 쌓고 질투를 줄인다는 설명이에요. 수유할 때 첫째를 옆에 붙어 앉게 하거나, 한 팔로 안아 주거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법도 AAP 수유 안내문에 나와 있어요. 동생을 안아 보고 싶어 하면 먼저 부모에게 묻게 하고, 안는 법을 알려 주고, 부드럽게 대할 때 칭찬해 주세요.
원칙 6, 가족 규칙은 짧고 분명하게
AAP 형제 관계 안내문은 어린 형제일수록 부모가 더 자주 개입해야 한다고 해요. 걸음마기 아이에게는 때리지 않기, 나눠 쓰기 같은 단순한 규칙을 꾸준히 반복해 주세요. 허락 없이 남의 방에 들어가지 않기 같은 규칙도 예로 들어요. 단순한 다툼이라면 아이들끼리 풀 기회를 주되, 스스로 못 풀거나 아이의 몸과 마음이 걱정되면 차분하고 중립적인 사람으로 끼어들라고 해요. 결정하기 전에 양쪽 이야기를 공평하게 들어 주세요.
원칙 7, 주변 사람과 부모 자신도 챙기기
AAP는 아기를 보러 온 가족과 친구에게 첫째와도 시간을 보내 달라고 부탁하라고 해요. 아기 선물을 가져올 때 첫째 몫으로 작은 선물을 챙기는 사람도 있어요. 배우자나 다른 가족이 첫째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은 때라고 해요.
부모도 적응하는 중이에요. AAP는 버거우면 도움을 청하고, 배우자와 가족·친구의 도움을 받고, 자신을 돌볼 시간을 내라고 해요. 부부 관계가 튼튼하고 다정한 집의 아이가 새 아기에게 더 잘 적응하는 편이라고도 적어요.
소아청소년과나 상담이 필요한 때
AAP와 Volling 연구팀 자료를 기준으로 아래 경우는 혼자 판단하지 말고 전문가에게 물어보세요.
- 배변 퇴행이 처음 생겼을 때: 신체 원인이 아닌지 소아청소년과에서 먼저 확인해요(AAP 배변 퇴행 안내문).
- 배변 퇴행이 한 달 넘게 이어질 때: 배변 훈련 준비 상태를 다시 점검해요(같은 문서).
- 동생이 다칠까 걱정될 만큼 거친 행동이 계속될 때.
- 부모와 동생의 상호작용을 계속 방해하고 저항할 때: Volling 연구팀의 2014년 연구에서 이런 아이는 3% 미만이었지만, 첫해 동안 외현화 문제 행동이 더 늘었어요(2021년 논문 서론 인용).
- 부모 자신이 우울하거나 버틸 수 없다고 느낄 때: Volling 검토 논문은 미국 지역사회 연구에서 여성의 약 8~15%가 출산 후 6개월 안에 주요우울증 진단 수준의 증상을 겪는다고 인용해요. 같은 논문은 산후우울이 신생아와 첫째 모두의 적응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적어요.
한국에서는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1577-0199로 전화하면 가까운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결돼요. 보건복지부 안내에 따르면 정신건강전문요원 등이 정신건강 상담과 정신의료기관 안내를 해 줘요.
오늘 해 볼 수 있는 일
- 첫째가 실수했다면 혼내는 말 대신 "괜찮아"로 끝내고, 신체 원인이 걱정되면 소아청소년과 예약을 잡아요.
- 오늘 저녁 첫째와 단둘이 보낼 시간을 정해요. 길이보다 매일 지키는 게 먼저예요.
- 아직 출산 전이라면 배변 훈련이나 침대 바꾸기 같은 큰 변화를 언제 할지 달력에 적어 봐요.
- 아기를 보러 올 가족에게 첫째에게 먼저 인사해 달라고 부탁해 둬요.
첫째의 반응은 아이마다 다르고, 연구에서도 모든 아이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어요. 달라진 모습이 보여도 부모가 잘못해서라고 여기지 않아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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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미국소아과학회(AAP) 「Preparing Your Older Child for a New Baby: How to Help Siblings Adjust」 (2026년 2월 갱신): healthychildren.org
- 미국소아과학회(AAP) 「Potty Training Regression」 (2022년 5월 갱신): healthychildren.org
- 미국소아과학회(AAP) 「Sibling Relationships: How to Help Your Kids Build Healthy Bonds」 (2026년 4월 갱신): healthychildren.org
- 미국소아과학회(AAP) 「Managing Older Siblings While Breastfeeding」: healthychildren.org
- Volling BL, 「Family Transitions Following the Birth of a Sibling: An Empirical Review of Changes in the Firstborn's Adjustment」, Psychological Bulletin (2012): PMC3341504
- Volling BL 외, 「Changes in children's attachment security to mother and father after the birth of a sibling: Risk and resilience in the family」, Development and Psychopathology (2021 온라인 게재): PMC9192831
- 보건복지부 「정신건강 복지센터 및 정신건강상담전화 운영」: mohw.go.kr
이 글은 위 공개 자료를 읽고 정리한 정보예요. 아이의 행동 변화나 건강 문제에 대한 진단을 대신하지 않아요. 걱정되는 변화가 있으면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상의하세요.